▲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20일 오전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황지은 기자]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국 전쟁의 종식과 여성이 참여하는 평화 프로세스 구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전국여성연대가 함께하는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20일 오전 11시 30분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한국, 미국, 일본의 여성평화활동가들이 참가했다. 회견은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 코즈에 아키바야시 평화와자유를위한여성국제연맹 (WILPF) 전 대표, 크리스틴 안 위민크로스디엠지 사무총장, 글로리아 스타이넘 여성운동가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  한미미 세계 YWCA 부회장(왼쪽)과 코즈에 아키바야시 WILPF 전 대표가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황지은 기자]

첫 번째로 발언을 한 한미미 세계 YWCA 부회장은 “한국인은 분단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비롯해 한반도의 주민과 재외동포, 정부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소리 높였다.

자신의 할머니가 이산가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매일 수천 명의 이산가족 한국인이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려면 평화가 우선해야 하며,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식이 필요하다”며 “한국 전쟁 종식 선언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발언했다.

두 번째 발언자인 코즈에 아키바야시 WILPF 전 대표는 자신을 2015년 DMZ 평화 걷기에 참가한 전 세계 30명의 여성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전쟁을 핑계로 일본 정부가 일본 오키나와 등의 군사화를 정당화 했다”며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식민지 시대에 대한 판결을 존중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수십 년간의 고통과 불신이 치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본이 한국 전쟁 종식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크리스틴 안 위민크로스디엠지 사무총장(왼쪽)과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황지은 기자]

이어서 크리스틴 안 위민크로스디엠지 사무총장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여성이 참여할 때 평화 협정의 달성 가능성과 내구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우리는 여성의 평화 운동이 공식적인 평화 프로세스의 일부가 되도록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한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여성들이 보건, 식량 및 생존에 필요한 일자리에 접근하기 어려워졌다”며 “여성의 경제적 자유 증대를 외치면서, 한편에서는 북한 여성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이러한 정책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언자는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었다. 그는 “DMZ 평화 걷기를 통해 전쟁이 한국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목격했다”며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DMZ가 상징하는 분단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지도자에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지만 2019년 3월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전쟁 종식을 위한 의회 결의안 152를 제출한 용기 있는 미국 의회 인사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거리로 나가는 것, 의회 의원들에게 로비하는 것 그리고 직접 DMZ를 걷는 것과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평화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평화는 나무와 같아 반드시 아래에서 위로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황지은 기자]

한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지난 9월 19일 열린 DMZ포럼의 ‘경계를 넘는 여성들: DMZ와 여성평화운동’ 세션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 전쟁의 젠더적 함의와 한반도 영구적 평화를 위한 여성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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